저녁이 따스하게 감싸 주지 않는
힘겹고, 뜨겁기만 한 낮은 없다.
무자비하고 사납고 소란스러웠던 날도
어머니 같은 밤이 감싸 안아 주리라.
오 가슴이여, 그대 스스로를 위로하라.
그리움을 견디기 어려워도
어머니처럼 부드럽게 너를 감싸 줄
밤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으리니.
쉴 새 없이 헤매던 방랑객에게
그것은 침대요, 관이 되리라.
낯선 손길이 마련해 준
그 안에서 그대는 마침내 쉬게 되리니.
흥분한 가슴이여 잊지 말라.
그 어떤 기쁨도 진정으로 사랑하라.
영원한 안식을 취하기 전에
아픈 통증까지도 사랑하라.
저녁이 따스하게 감싸 주지 않는
힘겹고, 뜨겁기만 한 낮은 없다.
무자비하고 사납고 소란스러웠던 날도
어머니 같은 밤이 감싸 안아 주리라.
헤르만 헤세 《삶을 견디는 기쁨》 중
'작가의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0) | 2023.09.01 |
---|---|
우리를 샷건과 아버지들의 자살로부터 구원해주소서 (0) | 2023.03.18 |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누구의 잠도 되지 않겠다는 갈망이여 (0) | 2023.03.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