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이 비슷해서 구별이 잘 안되기 시작했다.
매일 일어난 날짜와 잠든 날짜, 뭘 먹었는지와 언제 먹었는지, 커피를 마셨는지 과일을 먹었는지를 적었다. 어느 날은 새벽에 잠들었고 어느 날은 저녁 7시쯤 잠이 들었고, 어느 날은 4시간쯤 잤고 어느 날은 12시간을 넘게 자서 오늘에 기록해야 하는지 어제에 기록해야 하는지 구분하기 애매한 날이 생겼다. 어느 날은 한 끼를 먹었고 어느 날은 새벽에 먹자마자 잠이 들어서 눈 뜨고 한참이 지나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내 하루는 아주 주관적으로 나를 기준으로만 흘렀다. 내 일상에는 타인이 거의 없어서 내 멋대로 흘러가는 하루가 누군가를 딱히 곤란하게 하지도, 외롭게 하지도 않았다. 나를 좋아하는 강아지만이 어느 날은 나와 가끔 함께하고 어느 날은 종종 함께하곤 했을 뿐이다. 왜 이런 하루를 살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일도 있다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
내게는 때로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 생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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